INSTORM COLUMN / Instorm
5편 | 10년 뒤, 우리는 정말 같은 세상에 살고 있을까?
날아오른 자동차, 에어백의 역사, 비만 치료제의 접근성. 기술이 바꾸는 10년 뒤의 삶이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도착할지 묻는 인스톰 칼럼.

이 글은 특정 기술의 성공이나 미래를 단정하는 보고서가 아닙니다. 역사와 현재의 장면을 연결하며 앞으로의 세상을 개인적인 시선으로 상상하는 인스톰 칼럼입니다. 본문의 미래 장면과 이미지는 사실 보도가 아닌 가정과 상상입니다.
2026년 10월 16일. 테슬라가 공개한 새로운 로드스터 시연 영상을 봤습니다.
차가 공중으로 떠오르고, 방향을 틀어 움직였습니다. 댓글에는 놀랍다는 말과 함께 이런 반응도 있었습니다.
“저걸 어디에 쓰는데?” “사고 나면 어떡하지?” “결국 쇼맨십 아니야?”
저는 이런 의심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연이 안전한 비행차의 탄생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도로에서 쓰려면 안전성과 규제를 비롯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테슬라가 내세운 생산 목표도 2028년으로, 아직 실현되지 않은 계획입니다.
그런데 영상을 끄고도 한 가지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 자동차 말고, 저 기술의 조각들이 10년, 20년 뒤에는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그리고 질문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때 우리는 모두 같은 기술을 누리며 살게 될까?”
어제의 사치가 오늘의 기본이 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자동차를 살 때는 에어백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1985년 미국에서는 운전석 에어백이 일부 차종에만 기본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자료에 따르면 신차에 앞좌석 두 자리를 위한 에어백이 의무화된 것은 1998년식 승용차부터입니다.
그전까지는 모든 사람이 같은 보호장치를 누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등장한 에어백에도 위험이 있어 여러 차례 개선해야 했습니다. 기술 하나가 발명되었다고 다음 날 모두가 안전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는 특별한 장치였던 것이 자동차를 만드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비싼 선택이었는데, 어느 날부터는 없으면 이상한 기술이 된 것입니다.

같은 목적지인데 비행기 값이 20배라면?
2046년을 잠깐 상상해 보겠습니다. 똑같은 목적지로 가는 두 비행기가 있습니다. 한 비행기는 지금과 비슷하고, 다른 비행기는 특정 사고 상황에서 승객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새로운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비행기의 가격이 20배 비쌉니다.
“똑같은 곳 가는데 왜 20배를 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라도 지갑을 열기 전 한참 고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가족이 타는데 더 안전하다면 낼 수 있지”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장치가 실제로 개발됐다는 뜻도, 테슬라의 자동차 기술이 항공기로 이어진다는 뜻도 아닙니다. 제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기술이 제공하는 차이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건강과 안전의 선택지까지 달라지게 한다면 어떨까요?
그때 가격표는 단순히 비싼 물건의 가격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험과 보호를 선택할 수 있는지 알려 주는 문턱이 될 수 있습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떠올려 봅시다. 처음에는 “그냥 운동하지, 약까지 맞아야 해?”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적인 판단 아래 약물 치료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물론 부작용과 금기가 있고, 누구에게나 맞는 치료는 아닙니다.
예전에 ‘미래에는 비만이 가난의 표지가 될 것’이라는 식의 거친 표현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몸의 상태만으로 경제력을 판단하는 일은 틀리고, 사람에게 상처를 남깁니다.
그런데 그 문장 뒤에 숨어 있는 질문은 생각해 볼 만합니다. 좋은 치료법이 발견됐을 때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요?
2025년 발표된 덴마크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성인 약 453만 명의 자료를 살폈습니다. 체중 감량용 세마글루타이드 처방약을 실제 수령한 비율은 소득 하위 25% 집단에서 1.3%, 상위 25% 집단에서는 3.6%였습니다. 반대로 연구에 포함된 대표 표본에서는 비만에 해당하는 비율이 저소득 집단에서 더 높았습니다.
이것만으로 모든 처방 차이가 돈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 필요성, 의료진의 판단과 제도도 영향을 줍니다. 그렇지만 비용과 접근성이 중요한 장벽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생각하게 합니다.

기술에는 두 개의 시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입니다. 더 빠르고, 더 작고, 더 안전한 장치가 만들어집니다.
또 하나는 그 혜택이 우리 삶에 도착하는 속도입니다. 가격이 내려가야 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제도와 생활 습관도 바뀌어야 합니다.
두 시계가 언제나 똑같이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고 그날부터 모두의 일상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래의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보며 ‘정말 날 수 있나?’뿐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타게 될까?’도 생각합니다.
한편 꼭 잊지 말아야 할 사실도 있습니다. 에어백처럼 널리 보급되는 기술도 있습니다. 비싼 기술은 시간이 흐르면 더 저렴해질 수 있고, 공공 정책이 접근의 문턱을 낮추기도 합니다. 격차가 생긴다고 해서 그 격차가 영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46년,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10년, 20년 뒤 우리는 어떤 이동수단을 타고 어떤 치료를 받고 어떤 AI와 일할까요? 오늘의 우스운 장난감이 그날의 필수품일 수도 있고, 큰 기대를 모았던 기술이 조용히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미래를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세상이 바뀌는 시점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기술을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배워 보고, 시험해 보고, 자신의 삶에 쓸 방법을 찾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우리는 같은 2046년을 살아도 서로 다른 미래를 경험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편에서 조금 더 직접적인 질문을 해보려 합니다. 이미 우리 손에 들어온 AI는 과연 모두에게 같은 기술일까요?


